[신문기사][조선일보] 쓰레기를 0으로...재활용 새활용도 놀이하듯

쓰레기를 0으로...재활용 새활용도 놀이하듯

@강정미 기자

[아무튼, 주말]  제로 웨이스트 체험 공간

① 서울 성수동 ‘더피커’는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포장 없이 판매한다. 필요한 만큼 용기에 덜어 구매할 수 있어 장을 봐도 쓰레기 하나 생기지 않는다. ② 버려지는 다양한 폐기물이 새로운 소재로 변신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의 소재 은행. ③ 업사이클 가능한 소재가 아카이브 형식으로 전시된 수원 ‘경기도업사이클플라자’의 소재 전시실. ④ 캔과 페트병을 수거해 돈으로 돌려주는 자원순환 로봇 ‘네프론’. ⑤ 새활용을 보고 배우며 체험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 강정미 기자·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카페에선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을 쓰고 대형 마트에선 비닐봉지 대신 에코 백으로 장을 본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일상이 달라졌다. 환경부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까지 줄이기 위해 규제 대상을 더 확대할 예정이다. 2018년 환경부의 '제5차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생활 폐기물 양은 929.9g이었다. '제로 웨이스트(Zero-Waste)'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생활 방식. 쓰레기를 줄일 수 없다면 쓰레기를 재활용하거나 새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로 웨이스트부터 새활용까지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는 공간들을 찾았다.

껍데기는 가라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장을 볼 수 있을까. 서울 성수동 더피커에서 물건을 사려면 용기와 장바구니를 챙겨야 한다. 이곳엔 포장된 물건이 없다. 토종 쌀과 파스타, 견과류 등의 식재료와 대나무 칫솔, 수세미, 소프넛, 그릇, 패브릭 제품 등 생활용품이 통과 선반에 진열돼 있다. 필요한 제품은 용기에 덜어 무게를 재고 장바구니에 담아 구매한다. 불필요한 포장이 없으니 쓰레기도 없다. 장을 보면서 제로 웨이스트를 자연스레 체험한다. 이름에 걸맞게 생산 과정부터 사용 후까지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제품들이 엄선됐다.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천연 소재 제품들도 눈에 띈다. 2016년 포장이 필요 없는 국내 최초의 '패키지 프리 상점'으로 문을 연 더피커는 지난해 10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건물 9층으로 이전했다. 제품 판매 외에도 관련한 강좌를 열고 자문에도 응한다. 더피커 송경호 대표는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이 생겼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기존 생활 방식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며 "새로운 소비가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 수 있는 만큼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의 교체 시기가 왔을 때 대체 가능한 제품으로 조금씩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상도동 지구엔 상품을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 존이 있다. 열매에서 거품이 나서 비누로 쓰는 소프넛과 천연 수세미, 샴푸 바 등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매장에는 곡물과 견과류, 차 등의 먹거리와 유리·스테인리스 빨대, 대나무 칫솔, 면 생리대, 유기농 수건, 그릇 등 생활용품과 문구류 등이 포장 없이 진열돼 있다. 용기와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 구매하면 쓰레기 없이 장 보기가 마무리된다. 환경을 주제로 열리는 제로 웨이스트 아카데미는 인스타그램에서 확인과 참여 가능.

쓰레기의 여정

제주 ‘쓰레기미술관’. 쓰레기가 아티스트를 만나 예술 작품으로 변신했다.
제주 ‘쓰레기미술관’. 쓰레기가 아티스트를 만나 예술 작품으로 변신했다. / JDC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경기 성남시 석운동 다시쓰는세상 순환자원홍보관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어린이를 위한 친환경 홍보관이다. 일상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이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꼼꼼히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캔·페트병·유리병 등 포장 폐기물이 생산되고 재활용에 이르는 단계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준다. 올바른 분리 배출 방법도 체험하며 배울 수 있다. 예약은 홈페이지에서. 일요일 휴관, 무료.

부산 생곡동 부산환경공단 자원순환협력센터는 폐기물의 재사용과 새활용까지 자원 순환 체계와 중요성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자원 순환 홍보관과 전시관 외에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견학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자원순환협력센터와 부산폐가전회수센터, 생곡매립장, 자원재활용센터 등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현장에서 다양한 폐기물이 어떻게 모여서 처리, 재활용 되는지 볼 기회다. 견학은 10인 이상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월요일 휴관, 무료.

쓰레기의 변신

쓰레기가 예술이 된다. 오는 27일까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문화공간 낭에서 열리는 쓰레기미술관은 쓰레기를 주제로 한 팝업 미술관이다. 흔히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티스트를 만나 쓰레기라는 재료의 편견을 깬다. 주변에 버려지는 쓰레기로 작품을 만드는 강민행·박민혜·FORI·좋아은경 등 업사이클링 작가들의 작품과 캔이 버려지고 재탄생하는 과정을 촬영한 이상윤 작가의 영상,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부터 실행하자는 윤지회 작가의 카툰 등을 만날 수 있다. 알록달록한 포토존과 자원 순환에 대한 정보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수~일요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무료.

쓰레기미술관에 갈 땐 페트병과 캔을 미리 챙겨가는 게 좋다. 자원 회수 로봇인 '네프론'이 설치돼 있어서다. 네프론에 페트병과 캔을 투입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데 이 포인트로 아트 상점에서 배지·연필·열쇠고리 등 친환경 굿즈를 구매할 수 있다. 네프론은 4차 산업 기술(AI·IoT)을 기반으로 한 순환 자원 재활용 로봇이다. 캔과 페트병을 수거하고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2000포인트 이상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현재 전국에 88대가 설치돼 있다. 지난해 캔과 페트병을 합쳐 약 130만개를 수거해 약 1천만원 포인트를 적립했다. 수퍼빈 김가영 책임은 "네프론을 체험하며 쓰레기는 당연히 버리는 게 아니라 중요한 자원이며, 돈이 될 수 있다는 걸 깨치고, 재활용도 놀이로 즐기게 된다"고 했다.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으로

'새활용'은 재활용을 넘어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새활용을 위한 재료 기증과 수거·가공·생산·판매가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지하 1층의 '소재은행'. 버려지는 소재들을 모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소개하는 쇼룸과도 같은 공간이다. 페트병부터 장난감, 기내용 캐리어 등 버려진 물건들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소재가 되고 새활용 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직접 물건을 분해하고 소재를 분리해보는 '소재구조대' 체험도 이색적이다. 새활용을 통해 탄생한 제품은 2층 '새활용 상점'에서 만날 수 있다. 입주 기업과 공방은 3~4층에 모여 있다. 새활용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모델하우스 '새활용 하우스'도 들러볼 것. 지하 1층부터 4층까지 새활용플라자를 제대로 둘러보려면 도슨트 투어가 필수다. 홈페이지에서 신청.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지난해 6월 문을 연 경기도업사이클플라자는 경기도 수원시 옛 서울대 농생대 건물인 상록회관을 과 업사이클에 대한 정보가 가득한 홍보관엔 체험 거리가 많다. 소재전시실은 경기도에서 폐기되는 다양한 소재가 아카이브 형식으로 전시돼 있으며 소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 3D 프린터와 봉제기, 레이저 커팅기 등 장비 교육도 진행된다. 업사이클 페스티벌, 플리마켓 '같이 하장' 도 열린다. 월요일 휴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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