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매일경제] 나홀로족의 新외식트렌드 `그로서란트`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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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증가로 혼밥.혼술 문화 정착

외식업계 신전략으로 그로서란트 도입


1인 가구의 증가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나홀로족을 겨냥한 `1코노미(1인 가구+economy)`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8.6%를 차지하며 가장 많은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비율이 다인 가구 비율을 뛰어 넘으며 소비트렌드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타인과의 관계 유지 비용에는 인색하지만 본인을 위해서는 과감히 투자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1인 테이블로 구성된 혼밥집이나 혼술집을 즐겨 찾고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눈으로 보는 것도 중시한다. 

혼밥족을 겨냥한 다양한 1~2인용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쉽게 요리가 가능한 반조리 식품과 소용량,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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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롯데마트 서초점 지하에 위치한 그로서란트 매장 중 `주스 스테이션`의 모습. 진열된 과일·채소 종류를 선택한 뒤 비용 500원을 추가로 내면 
착즙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모든 과일은 주스용뿐 아니라 일반 구매도 가능하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이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1인 가구를 잡기 위해 매장 형태의 변화나 신메뉴 기획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식재료를 파는 그로서리(Grocery)와 음식을 먹는 레스토랑(Restaurant)를 결합한 신(新) 식문화 공간인 `그로서란트` 도입도 이 같은 대응 방안 중 하나다. 

SNS에 올릴 특이한 음식, 예쁜 공간을 찾아 헤매는 소비자 공략을 위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그로서란트에서는 장보기와 식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직접 요리하기를 꺼려 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셰프가 요리해준 완성도 높은 음식을 가까운 매장에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신이 선택한 식재료를 눈앞에서 조리해주는 모습 역시 관전 포인트다. 


◆유통업계 강타한 `그로서란트` 열풍 


이미 미국, 스웨덴, 영국 등지에서는 그로서란트가 레스토랑의 한 종류로 정착돼 단골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대형 백화점, 마트 등은 이런 

해외 유명 그로서란트 매장을 표방해 식품관에 도입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국내 유통시장에 `그로서란트` 붐을 일으켰다. 

롯데마트 서초점 `그로서란트 스테이션`, 신세계백화점 `PK마켓`, 현대백화점 `이탈리` 등 그로서란트형 매장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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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롯데마트 서초점 `스테이크 스테이션`에서는 스테이크 1팩당 쿠킹 비용 2000원을 내면 즉석 그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가니쉬가 포함된 가격이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롯데마트 서초점 지하에 위치한 그로서란트 코너는 단순히 사고 먹는 것뿐 아니라 보고 느끼고 소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오픈 이후 1년 동안 한 일 평균 기준 8300여 명, 한 달 기준 25만여 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롯데마트 전점의 일 평균 고객 수와 비교해 두 배(84.3%)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롯데마트 측은 서초점만의 차별점인 그로서란트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는 `스테이크 스테이션`, `시푸드 스테이션`, `주스 스테이션`, `샐러드 스테이션` 등 총 4개의 그로서란트를 운영하고 있다.

 조리된 음식은 마트 내 테이블에서 먹거나 집으로 포장해갈 수 있다. 스테이션 종류는 재료 손질에 어려움을 겪거나 설거지 등 뒤처리의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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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스테이크 스테이션`에서 완성된 스테이크. 굽기 선택이 가능하며 조리 시 10여분이 소요된다. 원할 시 채소 추가 구매가 가능하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스테이크 스테이션에서는 팩에 담긴 다양한 부위의 스테이크용 고기를 구매한 뒤 2000원의 조리 비용만 내면 채소와 소스까지 곁들인 스테이크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시푸드 스테이션 역시 대형 수조 속 랍스터, 킹크랩 등 싱싱한 재료를 즉시 맛볼 수 있다. 


그로서란트는 젊은 층뿐 아니라 매일 메뉴 고민을 하는 주부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롯데마트 서초점을 방문한 40대 주부 최모씨는 "마트에서 쇼핑을 마치고 바로 옆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다"라면서 "익숙해지니 굉장히 효율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끔 아이들과 함께 오기도 한다"라며 "아이들이 직접 고른 재료로 바로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안심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백화점이 그로서란트 시장에 뛰어든 것은 식사와 장보기를 마친 고객들이 오랜 시간 머물며 쇼핑을 유도하는 `분수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매장 방문율을 높이는 동시에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이동하며 구매 충동을 느끼게 만드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그로서란트는 식재료 값에 조리비만 내면 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게 장점"이라면서 "실제 혼자 오셔서 식사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들이 식사를 한 전후에 다른 매장을 방문해 전반적인 매출 증대에도 기여를 했다"라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힘입어 올해 안에 3개점에 추가로 도입해 전국 총 10개 매장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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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친환경 그로서란트 매장 `더 피커`에서는 손님이 직접 용기를 가져와 원하는 곡류·견과류를 구매할 수 있다. 용기 미지참 손님에게는 
생분해성 테이크아웃 용기를 5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개인 매장도 그로서란트 오픈 경쟁 합세 


우리나라에 최초로 그로서란트를 선보인 갤러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도입 초반에는 대형 백화점, 마트를 중심으로 서비스 운영이 이뤄졌다. 

이후 식품 관련 기업도 그로서란트 오픈 경쟁에 합세하며 개인 매장으로까지 점차 그 규모가 확장되고 있다. 


육가공업체인 에쓰푸드는 서울·경기 등 3곳에 그로서란트 매장인 `존쿡 델리미트`를 운영 중이다. 식사 공간과 식료품 쇼핑 매장을 접목시켜 

신선한 육가공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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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더 피커` 그로서리 존에서는 신선한 과일을 낱개로 구매할 수 있다. 매장 메뉴로도 활용된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더 피커`는 프리사이클링 스토어를 표방한 친환경 그로서란트 매장이다. 더 피커는 포장 없이 식재료를 진열한 뒤 

고객이 장바구니와 식재료 용기 등을 따로 챙겨와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송경호 공동대표는 "독일에서 그로서리 형태로 시작된 `패키지 프리 숍`을

 국내 시장의 실정에 맞게 도입했다"라며 "재고의 원활한 순환을 통한 재고 폐기물 감소를 목적으로 그로서리에서 판매되는 식재료를 직접 활용하여 

레스토랑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매장 내에 있는 식재료들은 일반 마트와 달리 플라스틱·비닐 포장 없이 진열돼 있다. 그로서리에서는 과일, 채소, 곡물, 견과류로 분류하여 30여 가지의

 작물을 팔고 있으며 이 재료를 바탕으로 레스토랑에서 샌드위치, 샐러드, 스무디 등을 조리한다. 과일 등을 구매할 시 기존 메뉴에 추가 토핑이 가능하다. 


더 피커를 방문한 직장인 강서임씨(26)는 "신선한 재료를 눈으로 확인하고 먹을 수 있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라며 "

그로서란트 매장은 첫 방문인데 재방문 의사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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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더 피커`의 베스트 메뉴인 아보그린 샐러드와 스윗케일 주스. 샐러드에는 자신이 직접 고른 과일을 추가할 수 있다. [사진 = 김수연 인턴기자]


◆한국화된 그로서란트에 대한 지적도 


전문가들은 한동안 그로서란트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정착 단계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한다. 식재료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인식이 기존 매장의 

그로서란트화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의 그로서란트 매장이 방황하는 기로에 서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경희 경희대학교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레스토랑이라 함은 최소한의 분위기, 디저트, 위생관리 등이 갖춰져야 한다"라며 "현재 대형 백화점 등이 

레스토랑을 차용한 그로서란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한정된 메뉴,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 등의 이유로 정착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외국의 전문 그로서란트 매장은 카페, 베이커리, 레스토랑, 바(Bar)가 모두 함께 있는 멀티공간인 경우가 많다"라며 "전문 셰프가 직접 

고안한 레시피를 토대로 손님들이 소포장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그로서란트 매장은 단지 지하 푸드코트의 변형판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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