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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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이후로 급격하게 이슈화된 '환경'이라는 분야는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온갖 제품에는 '친환경' 딱지가 붙은 것을 원하지만 사람에 '친환경'딱지가 붙으면 불편해하고 거리를 두고 마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제품의 친환경은 죄책감을 덜어주지만, 사람의 친환경은 죄책감을 받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환경분야의 고질병은 '소비'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는 겉돌고,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해법에서는 뒷걸음치는 미묘한 관계를 형성한 채 심화되어가고만 있다.


그래도 요즘의 각광 받는 라이프스타일들은 환경에 이롭기는 하다.

킨포크, 휘게, 라곰, 미니멀리즘..

어디선가, 누군가는 그렇게 적은 것으로도 충분하게 살아간다는 말끔한 라이프스타일이 열망처럼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그 뜻처럼 여백으로 가득 찬 예쁜 책 표지를 품에 안고 돌아와 부적처럼 책장에 꽂아두고 나면 사흘은 맘이 넉넉하지만, 그 선명했던 책 표지는 잔상만 남아 어렴풋 해지고 저자 이름도 생각 안나는 그 책은 책장에 박제되고 만다.


그리고선 요 며칠 전처럼 시간과 타인의 시선에 쫓겨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시기만 지나면 '저 단어가 내 삶인 양 살아가리라.' 되뇌며 비슷한 단어의 부적을 찾아 또 다시 서점을 뒤적인다.

취향 없는 자들의 시대가 뜨거운 열망만 건조하게 남기며 느릿느릿 지루하게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열망으로 사그라들어질 낯선 타지의 '단어'를 품기만 하고 앓는 열병에서 벗어나,

살아가는 삶에서 당장 주워들 수 있는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구매하면 어떨까.


[친환경 대나무 칫솔 5900원]


칫솔의 바디가 대나무라는 미적인 부분이 나의 감각을 뽐내고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함을 보여주는 것.

이것으로도 충분하지만, 

이전에 써오던 플라스틱 칫솔이 내 삶을 관통하고 남은 무수한 날카로운 흔적이 지구를 찔러대는 것이 비로서 멈췄음이 주는 기쁨.

작은 변화, 멋스러울 뿐만 아니라 건강한 소비일 때 맛보아 누릴 수 있는 축제와 같은 기쁨.

이런 것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소비일 것이다.



[RULE]

  • 삶의 방식을 구매할 것.
  • 통째로 삶을 바꾸어야만 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라, 이미 살아가고있는 일상에 끼어든 작은 방식을 하나씩 품에 담아갈 것.
  • 손이 집어 든 새로운 방식이 반드시 즐거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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